나는 아니어야 한다 _ 아이소 핑크, 발포 우레탄 _ 가변설치 _ 2022
나는 아니어야 한다 _ 디테일 이미지
나는 아니어야 한다 _ 3D 모델링
발포우레탄, 아크릴, 단채널비디오 _ 가변설치 _ 2022
너와 나의 사이 _ 디테일 이미지
너와 나의 사이 _ 3D 모델링
작가노트
Trouble in Paradise (2022)
많은 나라들이 팬데믹 이후 시행한 양적 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사례로, 8년 만에 노량진 고시촌 앞 컵밥의 가격이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된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단 500원의 인상으로 인해 누군가는 다른 메뉴를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동시에 미술품, 메타버스, 주식 등 각종 재테크와 관련된 기사와 정보가 넘쳐나는 풍경을 볼 때면, 이 상황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장기간 지속된 세계적인 전염병의 유행 속에서도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밀린 채,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본을 축적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처를 찾아 나선다. 마크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 첫 장의 제목인 “자본주의의 종말보다 세상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쉽다”라는 문장처럼, 우리는 수많은 재난 속에서도 여전히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기술의 발전은 과거에 비해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와 혜택을 제공해 왔다. 자본주의는 가격 경쟁을 통해 더 저렴하고 질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소비자는 그 결과로 신선하고 값싼 상품을 손쉽게 소비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품들이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빠르게 교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와 착취의 구조에 대해 소비자는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는 오직 자본이 제공하는 값싸고 다양한 선택지, 볼거리, 그리고 편리함만을 추구하며, 점차 자본주의 바깥을 상상하는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실제로 지구 평균 기온의 지속적인 상승과 그에 따른 이상기후, 플라스틱 문제를 비롯한 각종 환경 위기가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어두운 미래를 애써 외면한다. 어쩌면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즉각적이고 소소한 쾌락이 인류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보다 더 크게 작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경쟁 속에 놓인다. 누구도 쓰레기 매립지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매일 발생하는 쓰레기는 누군가에 의해 처리되어야 하며, 그 역할을 맡는 사람이 ‘나’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상품화하고 인정 욕구를 충족시키며, 육체적 노동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결국 누군가는 우리가 외면하고 싶고, 생각하기조차 꺼리는 일들을 수행해야만 한다.
Trouble in Paradise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이나 빈곤의 상태를 도덕적으로 비난하려는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끊임없이 제시하는 달콤한 환상에 무비판적으로 복속되지 않기 위한 하나의 ‘말썽’, 혹은 질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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